
오픈AI는 에이전트를 나누고, 텐센트는 기억을 떼어냈다
병렬 에이전트, 스스로 고치는 하네스, 도구를 넘나드는 기억이 함께 등장했다. AI 경쟁력은 이제 모델보다 작업 상태의 소유권에서 갈린다.
요약
AI 에이전트의 중심이 단일 모델에서 작업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 OpenAI는 GPT-6 Pro가 한 요청을 여러 에이전트에 병렬로 나누고, 사용자가 각 작업의 진행과 결과를 따로 열어 보게 했다. Google 연구진의 Harness²는 모델 가중치를 고정한 채 프롬프트·도구·메모리·하위 에이전트를 과제에 맞게 다시 구성한다. Tencent의 Hy-Memory 2.0은 기억을 특정 챗봇 안에 묶어 두지 않고 여러 코딩·대화 도구가 공유하는 독립 계층으로 꺼냈다.
세 발표를 함께 보면 다음 경쟁은 ‘어떤 모델이 가장 똑똑한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일을 몇 갈래로 나눴는지, 중간 상태를 어디에 남겼는지, 실행 규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른 도구로 옮겨도 기억이 이어지는지가 실제 품질을 결정한다. 모델은 교체할 수 있지만 작업 상태와 변경 이력은 쉽게 옮기기 어렵다. 새로운 잠금 효과는 모델 이름보다 그 주변의 상태 저장소에서 생길 가능성이 크다.
한 대화창 안에 들어온 병렬 에이전트
OpenAI의 제품 변화는 멀티에이전트를 개발자용 프레임워크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끌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GPT-6 Pro는 하나의 요청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동시에 처리하고, 사용자는 대화 안에서 각 에이전트의 진행 상황을 따라가며 완료된 작업을 따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답 하나만 받는 방식에서 누가 어떤 하위 작업을 했는지 검토하는 방식으로 화면의 단위가 바뀐 것이다.
병렬화는 속도 버튼이 아니다. 서로 독립적인 조사나 코드 영역은 동시에 처리할 수 있지만, 같은 파일이나 같은 결론을 여러 에이전트가 건드리면 충돌과 중복이 생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 수가 아니라 작업 분해 기준, 공유 컨텍스트, 병합 규칙이다. 제품이 진행 상황과 개별 결과를 노출하기 시작한 것은 이 조정 비용을 사용자에게도 보이게 만든 변화다.
개발자 관점에서는 최종 답변보다 실행 그래프가 새 기록 단위가 된다. 어떤 하위 작업이 어떤 입력을 받았고, 어느 결과가 채택됐으며, 병합 과정에서 무엇이 버려졌는지 남겨야 재현과 디버깅이 가능하다. 멀티에이전트가 기본 인터페이스가 될수록 관찰 가능성과 중간 산출물의 계보가 기능 자체만큼 중요해진다.
하네스가 스스로 바뀌기 시작했다
Harness²가 겨냥하는 대상은 모델이 아니라 모델을 에이전트로 만드는 주변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시스템 프롬프트, 가드레일, 메모리, 도구 지침, 하위 에이전트, 스킬, 스크립트, 플러그인 등 여덟 구성 요소를 수정 가능한 하네스로 정의했다. 모델 가중치는 그대로 둔 채 여러 후보 하네스를 실행해 행동 차이를 비교하고, 현재 과제에 더 적합한 구성을 합성한다.
이 방식의 새로움은 정답표가 없는 과제에서도 실행 결과의 대비를 이용해 하네스를 고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GLM-5와 Gemini 3.5 Flash를 대상으로 전문 업무 벤치마크 세 개에서 한 번의 Harness² 단계가 기본 하네스보다 일관되게 나아졌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는 연구진이 선택한 벤치마크와 평가 절차에서 나온 결과이며, 실제 제품 환경의 장기 안정성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더 큰 함의는 설정 변경이 코드 배포가 아니라 에이전트 행동의 일부가 된다는 데 있다. 하네스가 스스로 도구 지침이나 하위 에이전트 구성을 고친다면, 변경 전후 버전과 근거를 남기고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 자동 개선이 빨라질수록 ‘현재 무엇이 실행 중인가’를 답할 수 있는 버전 관리와 승인 경계가 필요하다.
기억은 모델의 부속품이 아니라 이식 가능한 상태다
Hy-Memory 2.0은 장기 기억을 모델의 내부 기능이 아니라 쓰기 모델, 관리 프레임워크,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눴다. 채팅의 사건 흐름, 진행 중인 작업의 결정과 단계, 코드가 바뀐 이유를 서로 다른 기억 유형으로 다루고, MemHub를 통해 Codex·Claude Code·Cursor·OpenCode 등 여러 도구가 같은 기억을 불러오도록 설계했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기억은 한 서비스의 편의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가 들고 다니는 작업 자산에 가까워진다.
동시에 공개된 Hy-Memory-30B-A3B 연구는 기억 쓰기를 요약 문제가 아니라 외부 상태를 바꾸는 정책 문제로 정의한다. 무엇을 저장할지뿐 아니라 새 정보가 들어왔을 때 오래된 상태를 어떻게 갱신하고, 너무 많이 저장해 검색을 방해하지 않도록 어떻게 억제할지가 품질을 좌우한다. 연구진은 네 가지 기억 하네스의 고정된 평가 표본에서 평균 55.49%를 보고했지만, 비교 우위는 자체 평가 조건에 묶인 수치로 읽어야 한다.
휴대 가능한 기억은 편리하지만 책임 범위도 넓힌다. 한 도구에서 생긴 잘못된 추론이나 민감한 정보가 다른 도구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에는 출처, 생성 시각, 적용 범위, 만료 조건, 사용자가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경로가 필요하다. 저장 공간의 소유권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기억이 어느 실행에 영향을 줬는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델과 도구도 한 묶음일 필요가 없다
DeepSeek의 V4.1-Flash-1017은 오픈 가중치 모델 업데이트와 웹 검색·가져오기 API를 나란히 내놓았다. 모델 가중치는 MIT 라이선스로 배포되고, Search와 Fetch는 별도 엔드포인트로 구조화된 검색 결과와 웹 문서를 제공한다. 모델 추론, 도구 실행, HTTP 전송은 호출자가 조합하도록 남겨 둔 모델 카드의 설명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 구조에서는 모델을 바꾸더라도 검색 계층과 기억 계층, 실행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어떤 검색 결과를 어떤 권한으로 가져오고, 그 내용을 기억에 쓸지에 따라 제품의 행동은 크게 달라진다. 모델 벤치마크만 비교해서는 실제 에이전트 품질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다.
개발팀이 관리해야 할 계약도 늘어난다. 모델 API의 입력·출력 스키마뿐 아니라 검색 결과의 출처와 신선도, 가져오기 실패 처리, 기억 쓰기 정책, 하위 에이전트 사이의 전달 형식이 모두 제품 인터페이스가 된다. 교체 가능성을 원한다면 이 경계를 특정 모델의 비공개 형식에 묶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협업이 늘수록 지시의 출처가 중요해진다
에이전트가 팀을 이루고 기억을 공유하면 ‘누구의 지시인가’라는 문제가 커진다. Anthropic의 Project Swap 실험에서는 사람의 독서 취향을 전달받은 에이전트들이 서로 책을 교환했다. 연구진은 성과의 주된 한계가 협상 기술보다 사용자의 선호를 정확히 표현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고, 시장에는 참가 자격과 거래 실패 처리, 관찰 가능성을 정하는 규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laude의 공개 헌법도 오케스트레이터와 하위 에이전트의 관계를 구분한다. 하위 에이전트의 출력은 상위 에이전트가 무조건 따라야 할 명령이 아니라 검토해야 할 입력으로 취급된다. 여러 에이전트가 협력할수록 메시지 내용만이 아니라 발신 주체, 위임 범위, 유효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멀티에이전트 제품의 최소 단위는 채팅 메시지가 아니라 서명된 작업 위임에 가까워질 수 있다. 어떤 도구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지, 언제 사람 승인이 필요한지, 결과를 누가 병합하는지를 명시해야 한다. 기억과 하네스가 공유될수록 이 경계는 모델 내부 안전 지침만으로 대체할 수 없다.
개발자가 지금 설계해야 할 것
첫째, 모델 호출 기록과 작업 상태를 분리해 저장해야 한다. 목표, 하위 작업, 도구 호출, 중간 산출물, 채택된 결과, 기억 쓰기를 하나의 추적 가능한 실행으로 묶으면 모델을 교체해도 업무의 계보를 유지할 수 있다. 둘째, 하네스 변경은 코드 변경처럼 버전과 검토 절차를 가져야 한다. 자동으로 개선된 설정이라도 누가 언제 어떤 증거로 채택했는지 남겨야 한다.
셋째, 기억을 기본적으로 영구 저장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와 범위가 명확한 항목만 쓰고, 충돌한 기억은 덮어쓰기보다 이력을 남기며, 사용자가 도구별 공유 범위를 끊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하위 에이전트의 결과는 명령이 아니라 검증 대상 데이터로 취급해야 한다. 병렬 실행이 늘수록 프롬프트 인젝션과 잘못된 전제가 팀 전체로 퍼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모델이 덜 중요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좋은 모델은 여전히 계획과 판단의 상한을 정한다. 다만 제품의 지속성과 신뢰성은 모델 밖에서 결정되는 비중이 커졌다. 여러 모델을 바꿔 써도 작업의 기억, 권한, 변경 이력, 검증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이 에이전트 시대의 실제 운영권을 갖게 된다.
출처
- ChatGPT release notes — October 16, 2026 - OpenAI (https://help.openai.com/en/articles/6825453-chatgpt-release-notes)
- Harness²: Recursive Agent Harnessing for an Open World - arXiv / Google Research (https://arxiv.org/abs/2610.14224)
- google-research/harness2 - Google Research (https://github.com/google-research/harness2)
- Hy-Memory 2.0 — Open-Source Memory Stack - Tencent Hunyuan (https://memory.hunyuan.tencent.com/)
- Hy-Memory-30B-A3B: Attributed Reinforcement Learning for Long-Term Memory Writing - arXiv (https://arxiv.org/abs/2610.22196)
- DeepSeek-V4.1-Flash-1017 model card - DeepSeek / Hugging Face (https://huggingface.co/deepseek-ai/DeepSeek-V4.1-Flash-1017)
- Search and Fetch API documentation - DeepSeek (https://api-docs.deepseek.com/zh-cn/guides/search/)
- Project Swap: What happens when agents trade for us? - Anthropic (https://www.anthropic.com/research/project-swap)
- Claude's Constitution - Anthropic (https://www.anthropic.com/constitution)

